김초엽 작가는 내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다. 밀리의 서재에 신작이라고 떴길래 냉큼 봤다. 밀리의 서재는 선공개라 그런지 딱 수브다니의 여름휴가만 단편으로 담겨있다. 사장은 원래 단단한 재료로 조각을 하다가 유동적이고 쉽게 뭉개지는 재료로 넘어갔는데, 그랬더니 형상을 조형하는 방식도, 감각하는 방식도, 상상하는 방식도 바뀌더래요. 인간의 재료가 달라진다면 인간과 세계의 상호작용도 바뀌지 않을까? 소설은 자신이 도망간 사이 자신의 집을 치워준 언니에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시작한다. 주인공은 솜솜 피부관리숍에 근무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그들의 피부를 바꿔주는 보조역할을 한다. 물고기 비늘을 달거나, 손가락 끝에 노래방 조명을 달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러다 사장이 계속 거절한 손님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