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을 죽인 사람이 우리 반에 있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소설의 구절이 아닐까 싶다. 중학교 교사가 교사 생활을 접는 마지막 고별식에서 하는 말치고는 매우 충격적이다. 사실 이 소설의 앞부분의 줄거리는 알고 있었다. 교사가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 범인의 우유에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 아버지의 혈액을 섞었다는 것. 그래서 나는 첫 번째 챕터에서 교사의 고백으로 이 모든 줄거리가 끝났을 때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아니, 벌써 이렇게 다 끝나면 어떡하지? 근데 진정 흥미로웠던 것은 그후의 이야기였다. 담임의 고백이 교실과 학생들에게 미치는 파급력, 죄책감에 대한 속죄 등 각 챕터별로 서술자를 달리해가며 이야기를 다각도에서 전개해간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단원에 도달했을 때,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