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말로 각자 다른 인지적 세계를 살고 있다. 그 다른 세계들이 어떻게 잠시나마 겹칠 수 있을까, 그 세계 사이에 어떻게 접촉면이 생겨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지난 몇 년간 소설을 쓰며 내가 고심해온 주제였다. 김초엽 작가는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다. 특유의 로맨틱함을 담은 감성SF는 김초엽 작가의 아이덴티티이자 특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전작에 이어 [방금 떠나온 세계]는 챕터별로 소수자에 대한 단절과 이해를 주제로 한다. 7개의 단편들은 다음과 같은 차례로 이루어져 있다. 최후의 라이오니 마리의 춤 로라 숨그림자 오래된 협약 인지 공간 캐빈 방정식 각 챕터는 소수자를 한 명씩 상정하고 그를 둘러싼 이야기가 진행된다. 두려움이 없는 종족 중 유일하게 죽음을 직면하기 무서워하는 개체, 시각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