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월요일인 8월의 첫날. 1일 월요일부터 한 달짜리 절제 플랜을 가동하기로 결심했다. 그것도 당일에 겁나 뜬금없이ㅎ
절제 동기
사실 동기는 기억이 잘 안난다. 왜 시작했더라...? 그냥 8월에 갑자기 의지가 넘쳤다. 8월은 7월부터 반강제로 하던 공부나 운동을 어느 정도 습관화했던 상태라 매번 같은 루틴이 질리기도 해 의지가 남을 겸, 새로운 루틴 추가를 위한 것이었을 것이었을 것이다.
물론 건강 관리의 측면도 있다. 내가 모종의 이유로 3주 정도 술을 끊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몸이 너무 가볍고 좋았다. 그 기분이 좋아 이번에는 커피와 술을 같이 끊어보기로 한 것이다.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목표 설정
AS IS_ 현재 생활습관, 문제 행동 | TO BE _ 개선 방법, 목표 설정 |
매일 출근하면 커피 한 잔 | 커피 끊기 |
주4회 술, 3회 혼술, 1~2회 회식, 모임 등 약속 | 술 끊기 |
새로운 취미 없음 | 블로그글 꾸준히 쓰기 |
주 2회 pt만 받고 개인운동 안함_pt 후에도 힘들지 않음 | 개인운동 하기 |
유산소 운동 안함 | 유산소 운동 하기 |
종이컵의 잦은 사용 | 일회용품 줄이기 |
목표 자체가 많기도 많고, 31일이면 길기도 길다.
나는 늘 목표 설정은 원대하나 금방 지치고 질린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단 하루도 안돼!!! 이런 건 애초부터 생각도 안 했다. 완벽을 기하면 조금 흔들렸을 때 아예 포기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약간의 room은 두었다.
또한 포괄적인 계획들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작성했다.
1. 커피 안 마시기 → 디카페인 가능, 약속 있을 때 가능
2. 술 안 마시기 → 약속 있을 때 가능, 혼술 안하기
3. 블로그 글 매일 1개 이상 올리기
4. PT 이외에 개인 운동 주 1회 이상 나가기
5. 유산소 운동 하기→ 런데이 주 3회 하기
6. 일회용품 줄이기 → 실내에서 일회용품 사용 안 하기
중간점검 : 8.21일
이미 이 시점에서 6개 중에 3개가 실패했다ㅎ.
1. 커피... 혼자 카페 가서 공부할 때 딱 한 번 마셨다. 굳이 커피 안 마시고 다른 음료수를 마셔도 되는 약속인데도 커피 2회 마심.
2. 술은... 혼술 딱 한 번했다. 약속 있어서 술? 4번 정도. 이 정도면 양호하지 않나...^^ 이후로는 약속이 한 번만 있어서 그 하루만 마시고 다른 날은 안 마셔야지..
3. 5번의 런데이... 원래 어제 했어야 하는데 날이 더워서 못했다.
근데 확실히 술과 런데이의 경우는 좀 굳은 의지를 초반에 가졌기 때문에 한 번 못해도 다음에는 꼭 가야지!! 하는 의지를 유지할 수 있는데 커피는 디카페인이라는 치트키를 초반에 좀 많이 사용했더니, 친구와 약속이 있을 때도 다른 음료 안 시키고 커피를 굳이 시킨다거나, 혼자 카페 가는 날에도 커피 마신다거나 하게 됐다. 느긋하게 한다 쳐도 최초의 의지력은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최종 결과
최종 결과 달성률은 88.2%였다! 비율로만 놓고 본다면 전체 31일 중 27일 정도는 목표를 달성한 것! 언뜻 보면 많아 보이지만... 사실 개인 운동과 일회용품으로 인해 과장된 것이지, 커피 끊기의 결과가 아주 처참하다.
분명 8월 중에는 나름 잘 지키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숫자로 치환하니 어마어마한 실패네ㅎ 심지어 커피의 경우 디카페인 커피는 제외한 숫자인데도 저 정도이니 사실 디카페인 포함하면 커피를 안 마신 날은 5일 이내일 거 같다... 새삼 나의 카페인 중독을 실감했다.
술은 진짜 별로 안 마셨다 생각했는데 많이 마셨네... 따지고 보면 주 2회 정도 마신 거다. 심지어 혼술도 한 번 함... 나머지 6번은 다 약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률에서 차감한 이유는 회식과 같은 필수적인 모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ㅎㅎㅎ 피하려면 피할 수 있었던 자리인데 내가 그냥 마신 거라... 총 7회의 음주 동안 헤비하게 마시지 않았다고 위안 삼으려 해도, 사실 고주망태가 되도록 술을 마시는 경우는 이전에도 많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혼술을 많이 안 했다는 것에 만족해야겠다.
또한 블로그는 나름 잘 쓰나 싶다가... 26일 커피와 술을 마신 날... 함께 와장창 깨졌다. 이게 바로 깨진 유리창 이론인가... 사실 백업을 미리 작성해놓고 예약 발행을 하면 됐을 텐데 머리로는 알면서 실제로 못해서 너무 아쉽다.
또 개인 운동과 일회용품 역시... 내가 기준을 너무 낮게 잡았나 싶다. 특히 개인 운동은 나 스스로 월요일에 주간 목표를 주 4회 헬스장 가기로 잡아놓은 날이 몇 번 있었는데, 그중 한 번은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종 평가 기준을 주 3회로 설정했기 때문에 100% 달성한 것이라 좀 아쉽다. 일회용품도 '실내'에서 안 쓰기였기 때문에 외식을 하거나 카페를 가면 일회용품 사용을 용인했다. 그래서 마치 내가 한 달 내내 일회용품을 안 쓴 것 같은 친환경 인간이 된 거 같은데, 사실 일회용품 소비를 굉장히 많이 했을 것이다.
유산소의 경우도 좀 과대평가됐다. 일단 런데이는 목표가 주 3회였고, 8월은 4.5주였기 때문에 8월에 완주해야 하는 코스는 주 3회*4.5 = 13.5회다. 근데 나는 한 번 miss했고, 그럼 성공률은 12.5/13.5*100로 92.6%인데 계산을 일단위로 하다 보니 96.8%로 엄청난 달성률인 것처럼 보인다.
느낀 점-일상을 지켜내는 힘. 성실함
고양이들은 뜬금없이 무슨 일을 하나 해보다가, 그게 마음에 들면 자신의 루틴에 끼워 넣는다고 한다.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 주인의 다리에 제 머리를 박는 걸 우연히 해봤는데 그게 마음에 들었다면, 그다음 날부터 매번 아침마다 주인 무릎에 머리를 박는 것이다. 그게 보는 입장에서는 귀여운데, 하는 입장에서도 나름의 일상의 재미가 새로 생기는 것이다.
8월 한 달간 목표를 하루하루 이뤄나가며 나도 재미있었다. 매일의 퀘스트를 깨는 느낌. 하나하나 사소하지만 달성해나갈 때마다 성취감을 느꼈다. 또한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강인해진 걸 느꼈다. 알코올과 카페인을 줄이니 당연히 위장 쓰림도 줄었고, 피부도 많이 밝아졌다. PT 이외의 개인 운동을 하며 근육의 사용감을 느끼고, 단백질 보충제를 추가해 먹으니 근육이 더 잘 붙는 게 느껴졌으며 런데이를 규칙적으로 완주해 체력이 굉장히 좋아졌다. 예전이면 하루에 하나의 일정만 소화해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여러 일정을 소화해도 힘이 남아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블로그 글을 매일 하나씩 써야 하니 글감을 고민해보며 내가 평소에 얼마나 많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다양한 활동, 체험을 하는지 인식할 수 있었다. 실내에서는 다회용 용기를 사용함으로써 쓰레기 배출량이 가시적으로 줄어든 게 느껴지니 정신적으로 더 충만해졌다.
나는 원래도 일상의 소소한 루틴을 새로 만들고 지켜 습관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미라클 모닝, 아침 운동, 아침 필사, 일기 작성 등 다양한 루틴들을 시도해봤다. 이번뿐만이 아니라 술이나 커피 끊기는 이전에도 틈틈이 1~2주씩 시도해보던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 한 달이라는 긴 기간 동안 여러 개의 목표를 다 실천하려고 노력했다는 게 스스로도 놀라웠다. 보통 중간에 에너지가 다 닳아서 그만두고 끝없는 무기력증에 빠져들곤 했는데, 지금은 8월이 지난 이 시점에도 계속 루틴을 지켜나가고 있다. 그리고 힘이 많이 들지도 않는다! 약간 해이해지더라도 조금 더 의식함으로써 가볍게 바로잡을 수 있는 중력이 생성된 것이다. 앞으로 이 습관을 얼마나 더 내가 유지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스스로 자랑스러웠다.
결과가 어쨌건 8월 내내 재미있었고, 일상이 새롭게 느껴져서 좋았다. 다음에는 더 재밌는 루틴으로 더 잘 지켜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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