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죽음의 수용소에서ㅡ빅터 프랭클ㅣ가스실에서도 생존해낸 인간성

whateverilike 2022. 9. 1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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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용소에서 3년간 버틴 신경 정신과 교수인 작가 빅터 프랭클은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과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에 이은 정신 요법 제3학파라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했다.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삶의 의지를 찾아내는 인간의 굳건한 정신력에의 믿음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는 여정을 소개하는 책.

 

 

 

앞부분은 수용소에서의 생활과 그로 인한 깨달음을 뒷부분에서는 로고테라피에 대한 소개와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용소에서 만난 인간 군상, 고통을 이겨낸 사람들

 

이 앞부분을 읽는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는데, 읽으면서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잔인한 장면이나 구체적인 단어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용소의 환경과 비인간적인 고문들이 상상되어 너무 고통스러웠다. 가스실, 징용 등의 단어들은 그 자체로 너무 잔인해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게 되었다. 그 모든 것들을 이겨낸 자들이 정말 대단하고 감탄스러울 뿐이다. 

사람이 자기 운명과 그에 따르는 시련을 받아들이는 과정, 다시 말해 십자가를 짊어지고 나아가는 과정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삶에 보다 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제공한다.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는 빼앗을 수 없다.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 갈 수 없다. 이는 결국 '존엄성'과도 연결되는데, 수용소에서 극단적 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은 두 가지 갈래로 나뉜다. 모든 고난과 역경에서도 인간성을 유지하는 사람들과 '돼지'가 되어 버리는 사람들. 실제 다른 수용소 증언에서도 더러운 흙탕물일지언정 매일 세수를 하고, 날로 면도를 하는 사람들은 생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높았다. 간수들 역시 인간성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쉬이 가스실로 보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극한의 고통에서도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동기는 무엇일까. 작가는 그것을 바로 삶에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로고테라피

로고테라피는 자기 삶의 의미와 목표를 찾는 것이다. 인간은 살다 보면 실존적 좌절을 겪는다. 단순히 스트레스성 환경에 직면하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인간은 어느 정도 긴장 상태여야 더 건강하다. 이를 정신의 역동성이라 하는데, 가치 있는 목표, 자유 의지로 선택한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삶을 지향점으로 본다.

 

감정,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는 바로 그 순간 고통이기를 멈춘다.
- 스피노자 <윤리학>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인간은 고민과 권태를 끊임없이 오가도록 운명 지어진 존재이다. 빅터 플랭클은 이를 실존적 공허라 정의 내리는데, 그 예시가 특이했다. 우리가 주말에 건설적인 행동을 하지 않고 무기력한 일요병은 바로 바쁜 주중을 보낸 뒤 쉴 때 느끼는 무의미함이라고 한다. 월요일이 다가오기 때문에 느끼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주중 내 열심히 일한 후 생긴 소강상태라 설명하는 점이 특이했다.

 

로고테라피에 따른 삶의 의미 찾기

1.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2.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3.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삶의 의미와 책임감

로고테라피에서는 인간의 본질을 책임감으로 본다. 진정한 삶의 의미는 이 세상에서 찾아야 한다. 추상적인 게 아니라 구체적인 것으로 인간 존재의 자기 초월로써 타인을 위한 삶의 의미를 찾자. 비록 그 여정이 비극이더라도.

실제 수용소라는 비극적 환경에서는 더더욱 낙관성이 필요하다. 낙관은 비극에 직면했을 때 인간의 잠재력이 첫째 고통을 인간적인 성취와 실현으로 바꾸어 놓고 둘째 죄로부터 자기 자신을 발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며 셋째 일회적인 삶에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동기를 이끌어내기 필요하다. 살아나갈 수 있을 거란 낙관. 실제로 작가는 본인이 완성하지 못한 논문의 초고를 수용소에 소중하게 갖고 들어갔고, 그 논문의 완성을 위해 생에의 의지를 다잡았다고 한다. 수용소에서 주머니 깊숙이 숨겨놓았던 담배를 꺼내 피면 다른 수용소 사람들은 그가 48시간 이내에 죽을 것이라 예측했다고 한다. 의미를 찾을 노력이 없어지고 순간적 쾌락만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굉장히 유명한 책이고, 여러 작품, 미디어에서 인용이 많이 된 책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읽었다. 하지만 나란 무기력증에 걸린 귀차니즘에게 동기 부여가 되는 정도는 아니었다. 수용소에서 결연한 삶의 의미를 찾아 생존한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느낄 뿐. 하지만 우리는 모두 결국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에 대한 대답을 찾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민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로고테라피의 가치에 공감할 수 있다. 삶이란 무엇인가, 현재의 고통에 대한 답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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