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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중박 후기] 국립중앙박물관 의궤전시 추천ㅣ기록의 고귀함과 영속성

whateverilike 2022. 11. 2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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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기록의 민족이다. 그건 지금도 다르지 않아 실제로 블로그나 여러 플랫폼에 올린 글들을 보면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올린다고...?? 싶어 도움을 많이 받을 때가 있다. 우리나라는 역사의식이 강해 평소에도 직지심체요절, 조선왕조실록 등 기록의 고귀함을 잘 인식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역사의식에 더해 외규장각 의궤를 직접 보고 설명과 함께 체험하니 그 고귀함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 | 지난 전시

국립중앙박물관,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 Pinnacle of Propriety: The Uigwe, Records of the State Rites of the Joseon Dynasty   ○ 기간 : 2022. 11. 1.(화) ~ 2023. 3. 19.(일) ○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www.museum.go.kr




외규장각 의궤의 고귀함이란 결국 당시의 문화유산을 합치성을 위해 기록하고, 영속성을 위해 보관하며, 그림과 색채, 심지어 그림본과 설명본의 합치를 통해 세밀함에 공을 들이고 이를 사회 제도화한 강력한 중앙집권체계, 우수한 행정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고故 박병선 박사를 기리며 11.21 ~ 27일간 무료 개방이라 시간이 맞아 다녀왔다. 무료 전시의 경우 따로 표를 끊을 필요 없이 바로 상설전시관으로 들어가면 된다!


전시는 근현대사관 근처에 있다. 큰 안내판이 있어 따라 들어가면 입구에서 관람 주의점을 안내해준다. 그럼 바로 그 앞에서부터 전시가 시작된다!

 

의궤의 가치

전시 입구에서부터 의궤의 위대함에 압도되는데, 그 내용의 자세함과 장대함 때문이다.

이 켜켜이 놓인 장들에 있는 것들이 다 의궤다!!



아래 사진은 서궐도안으로 지금의 경희궁 전경을 그린 초본이다. 12장의 종이를 이어 붙여 그린 것으로,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심하게 훼손된 경희궁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는 자료로는 이 서궐도안이 유일하다고 한다. 실제로 보면 굉장히 크고.. 그냥 A4 사이즈의 종이 12장이 아니다. 벽면 하나를 다 차지할 정도로 큰 그림. 이 옆에는 경희궁에 큰 불이 나 그 이후 재공사를 한 내용이 담긴 서궐영건도감의궤가 펼쳐져 있다.



근데 심지어 굉장히 자세하다. 기록에 진심이라는 게 이런데서 더 자세히 느껴지는 것 같다. 저 큰 서궐도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래 사진처럼 각 건물들의 이름이 다 적혀있다!

 


의궤는 비단 그 기록의 장대함과 꼼꼼함 뿐 아니라 정확한 기록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국가 행정에 실제로 사용된 실용적인 기록물이라는 점을 체감할 수 있다. 실제로 의궤는 글로 다 기록했으며 그에 부족한 것은 그림으로 그려 묘사했다.

다채롭고 세밀한 묘사

 

관람 포인트, 추천 포인트

의궤 전시 자체에 대한 고귀함 뿐 아니라 전시 구성도 굉장히 교육적이고 다양한 시각적 매체를 활용해서 더욱 알차게 느껴졌다.


일단 곳곳에 이런 QR코드가 있어 전시 순서대로 QR코드를 찍으면 그 앞의 전시들의 관람 포인트들을 각각 알려준다.

곳곳에 순서대로 있는 QR코드. 완벽한 전시 가이드

 

또한 중간에 나무판을 위에 올려놓으면 효종국장도감의궤-발인반차도에 대해 설명해주는 기계가 있다. 뭐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는 이 신문물은 딱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끈다!! 아이들이 그 주변에서 우와~ 나도 해볼래!라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보였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교육을 이해 참여해도 좋을 만한 학습 공간이었다.

 

또 마지막에는 의궤의 내용을 바탕으로 혜경궁을 위해 준비한 왕실 잔치를 재현한 애니메이션도 보여준다.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 공간의 구조, 사람들의 역할, 악기와 물건들의 배치 등이 매우 정밀하다.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고 그대로 따라만 해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는 수준의 정확함을 마지막으로 느끼고, 전시는 끝난다.

 

 

전시 후기

모든 의궤를 어람용으로 보여준 게 좋았다. 맨처음 전시 내용이 의궤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인데, 그중 인상 깊었던 게 어람용과 분상용 의궤의 차이점이다. 어람용은 임금이 보는 것으로 king's review를 위해 따로 고급스러운 종이와 더 반듯한 전문가의 글씨체로 작성한 의궤이고, 분상용은 그 외 신하들이 보기 위해 만든 것으로 그 목적성에 따라 컨펌받았다는 직인도 찍혀있고 글씨체도 덜 각져있었다. 그 차이가 너무 흥미로웠는데, 그 이후로는 모든 의궤를 어람용으로 보여줘서 더 멋있었고 임금의 시각으로 의궤를 보게 되었다.

어람용(좌)와 분상용(우)의 차이



또한 각각 펼쳐져있는 의궤들 옆에는 그 의궤가 어떤 내용인지 설명이 적혀있다. 그래서 이 의궤가 단순히 '문화 유산'이 아니라 옛 조선의 '이야기'를 담은 자료라는 것이 더 잘 다가온다.

의궤 내용에 대한 설명

 

그동안 의궤 속에서 찾아낸 다양한 이야기들을 모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관람 방법


나는 사실 전시를 많이 보러가는 편은 아니기는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확하게 관림 방식이 쉬워서 좋았다. 그냥 벽을 따라 순서대로 크게 돌면 된다. 시간순대로, 설명의 깊이 순으로 잘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중간에 체험 공간을 즐기고 다시 바깥벽부터 타고 한 바퀴 돌면 된다. 그냥 직관적으로 보면 돼서 좋았다.

 

 

 


전시를 다 보고 난 다음에는 박물관을 한바퀴 돌았다. 서울에서 이렇게 넓은 탁 트인 공간을 보는 게 쉽지 않아 공간이 주는 느낌 자체도 기분이 좋았는데, 뜻깊은 의궤 전시를 보고 난 후로 더더욱 공간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총평-
기록에 대한 고귀함과 역사, 선조에 대한 자부심을 같이 느낄 수 있는 전시. 이걸 무료로 봤다니 죄스러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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