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별 멘탈 관리법. 소소하고 가벼운 심리학 유튜브 느낌의 책
이 책은 말 그대로 인간 심리학의 법칙을 몇 가지 설명해주며 그에 해당하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는 하지 않고 문제 상황을 제시한 후, 사람은 이런 심리를 갖고 있으니까,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법칙이 적용되니까 이렇게 생각해봐~ 라는 식의 문답 형식이다. 소제목도 '감정을 숨기는 게 습관이 돼버린 당신에게' , '하는 일마다 되는 게 없다고 느낄 때', ' 사람들이 당신을 환영해주길 바라는가?', '꼴도 보기 싫은 직장 동료와 잘 지내는 법'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관계에서의 고민 상황과 해결책 제시
주로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민 상황들을 제시하므로 인간관계가 힘들고 자잘하게 거슬리는 일들이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그중 "가짜 감정"이 인상적이었다.
가짜 감정이란 말 그대로 실제 감정이 아닌 다른 목적/상황에 가려진 감정들이다. 예를 들어 싫어하는 사람을 '뒤통수를 때리고 싶다'라고 표현하는데, 사실 이 진짜 감정은 "화가 났"다는 것이지 누군가를 해치고 싶어 하는 감정은 아니다. 이처럼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감지하고 왜 그런지 원인을 찾는 게 중요하다. 감정을 정확히 파악한 후에야 비로소 감정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순전히 찔려서이다.
나는 평소에도 누군가의 뒤통수를 뒤지게 패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근데 사실 그 사람을 진짜로 때리고 싶기보다는 그 사람의 업무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제대로 일을 해줬으면 하는 마음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화가 나는 나의 감정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를 그 사람에게 제대로 업무 지시를 하는 것일 거다. 만약 때리고 싶다는 폭력성을 내포한 감정을 토대로 태도를 결정한다면, 내 언행에서 그 사람에 대한 폭력성이 드러날 것이다. 그건 사회생활하며 마이너스 요인은 건 분명하므로,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인지를 정확히 파헤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진짜 감정"은 대부분의 멘탈 관리 책에서 나온다.
워딩은 다를지언정 실제로 상황, 감정과 판단을 구분하라는 것이 감정을 다스리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진짜 욕구를 들여다보라는 제안도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우승하며 유명해지는 것이 꿈인데 이룰 수 없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는 과연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봐야 한다. 나는 그저 티비에 한 번 출연해보고 싶은 것일 수도, 가수로서 활동을 하고 싶은 것일 수도,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 각 진짜 욕구에 맞게 다른 프로그램에 나가보기, 가수로 데뷔하기,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 찾기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보다 다양한 해결책이 있다.
"진짜"를 찾아라. 진짜 내 감정인가? 진짜 내 판단인가?
이렇게 책 전반적으로는 "진짜"를 찾는 것을 강조하는데 이는 상황이나 선입견에 따라 우리의 진짜 욕구나 모습, 감정이 가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보 영향과 규범 영향에 의해 동조 효과가 나타나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보 영향이란 정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관적으로 동일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고 규범 영향은 집단 압력으로 대표되는 대다수나 문화에서 받아들여지는 규범을 일반적으로 따른다는 것이다.
불을 다 끈 방에서 빨간 불빛이 얼마나 움직였느냐는 물어보는 실험에서 실험 참여자가 독실에 있을 때는 실험 참여자마다 5cm, 1m 등 천차만별의 답을 한다. 정확한 거리 기준이 없으므로 개인이 기존에 알던 배경지식에 근거하여 "정보를 빌려서" 판단하는 것이다(정보 영향). 하지만, 만약 여러 참가자가 모여있다면 첫 번째 참가자가 말한 답변과 유사한 답변들을 내놓는다(규범 영향).
마음 청소 작업
1단계] 생각과 감정을 총동원해 당신이 느끼는 고통 안으로 들어가라. 상황을 두 눈으로 보듯 그려보며, 관련 당사자들을 살펴라. 그리고 그들의 느낌을 깊숙하게 헤아리자. 집중력을 가지고 주의 깊게 상상해보자.
2단계] 당신의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라. 온전희 의식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자. '나는 ______________다.' (공란에는 당신의 느낌을 써넣어라. 두렵다, 화가 난다, 걱정스럽다 등등.)
3단계] 다음과 같이 말하자. "그래, 그건 바로 내 ___________이다. (두려움, 분노 등 위에서 확인한 감정을 공란에 넣는다.) 나는 ______________을 느낄 권리가 있다. _____________은(는) 내 인격의 자연스럽고도 소중한 부분이다."
4단계] 머릿속으로 당신의 감정을 가지고 일종의 동영상을 찍어라. 그리고 이 동영상을 상상 속의 CD나 DVD에 담는다. 이 상상의 CD나 DVD를 안전한 장소, 예컨대 당신만이 접근할 수 있는 금고 같은 곳에 보관한다.
5단계] 이제 당신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가진다. 앞으로 언제라도 당신의 감정을 의식적으로 다루며 대결할 수 있다. 이 목적을 위해 당신의 동영상을 은밀한 장소에서 꺼내 감정이 그리는 장면들을 감상하라. 언제라도 동영상을 멈추거나 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컨트롤을 어디까지나 당신이 한다.
이 방법이 싫으면 다음과 같이 말해 보라. "그건 내 _______이다. (감정) 나는 내 인격의 일부로 ____________을 인정한다. 이제 나는 내 ______-의 책임을 보다 높은 힘에 돌린다. 이 힘이 이제부터 내 ____-을 처리해야 한다." 상상으로 이 CD나 DVD를 로켓에 탑재해 점화하거나 멀리 보낸다.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결국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걸 실체화하여(글쓰기나 동영상 찍기) 물리적으로 없애는 것이다. 실제로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감정을 노트에 적고 그걸 지우거나 불태우는 식으로 상담 컨텐츠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이처럼 감정을 실체화하면 나의 마음도 진정된다.
이 마음 청소의 기능은 다음과 같다.
1. 다양한 감정을 자신의 일부로 인정하고 존중하게 된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접근하는 걸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데 이 두려움에 직면하게 이겨낼 수 있다.
2. 치료상으로 도움이 된다. 감정을 억압하는 건 좋지 않기 때문에 마음 청소를 통해 속내와의 대결을 하고 생각과 감정을 통제하는 힘을 갖게 된다.
Else,
물론 이 책이 전부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 좀 터무니없는 내용으로 느껴지는 것들도 있는데, 마시멜로우 실험과 기본적 귀인 오류에 대한 예시가 그렇다.
성공하고 싶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충동 조절) 챕터에서는 그 유명한 마시멜로의 예를 들었다. 지금 마시멜로 한 개를 먹을래 조금 더 기다려서 두 개를 먹을래?라는 질문에 후자를 선택한 아이들이 전자를 선택한 아이들보다 몇 년 뒤 더 성공한 삶을 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실험은 후자를 선택한 아이들은 대부분 유복한 가정에서 음식에 대한 절박함이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라 통제 변인의 오류였다는 것이 이미 밝혀진 실험이다.
또한 문제의 원인을 외부 상황에서 찾는 외적 귀인과 개인의 능력 및 내면에서 찾는 내적 귀인이 있는 사람들은 주로 자신의 문제는 외적 귀인으로, 타인의 문제는 내적 귀인으로 생각한다는 내로남불을 설명한 기본적 귀인 오류에서는 문화의 차이를 언급하며 동양은 개인보다는 공동체 단위로 생각하기 때문에 서양과 달리 외적 귀인으로 주로 문제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서양보다는 동양이 공동체 단위로 생각하는 경향성이 더 강할 수는 있겠으나, 기본적으로는 내로남불의 판단이 더 강하지 않나. 일단 나만해도 그러니까. 지나치게 "동서양의 문화 차이"에 치중한 설명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느꼈다.
전반적으로 개인이 현재 느끼는 감정을 파악하고 싶을 때, 가볍게 읽으며 객관적으로 마음을 파악할 수 있는 책, 마음의 법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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