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서 명상하는 기분의 힐링 도서
자연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
미국 환경운동가이자 자연주의자인 게리 퍼거슨은 자연과의 관계에서 지속성과 신비로움의 가치를 강조한다.
맞바꿈의 리듬. 우리의 존재는 '물질'이 아니라 육체를 초월하는 '관계의 리듬'에 기대고 있다. 마치 불교의 인드라망.
자연에 대한 우리의 시각
자신의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을 주의 깊게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당신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 에릭 헬러 교수(하버드대) -
우리는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선택하거나, 사회에 의해 강요받게 되는데 현재는 과학중심의 사고가 발달해 각 과학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우리의 시각도 변화한다.
예를 들어, 다윈의 적자생존 이론이 생물학에서 등장하자 사회 다원주의자들이 인간 사회도 능력 중심으로 생각하고, 화학이 발전하자 인간의 삶과 사람을 화학적 반응의 관점으로 보게 되었다. 최초의 무선 통신이 발명되자 인간의 뇌와 전신을 비교하고, 1950년 이후로는 인간을 컴퓨터처럼 보게 되었다. 이처럼 지나친 과학적 사고는 인간의 '인간성'을 무시하고 기계화한다.
이런 사고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부터 시작하는데, 당시 자연을 '관찰'의 대상으로 보았다. 관찰이란 결국 관찰자와 관찰 대상이 분리되는 객관적 사고의 일환으로 자연과의 단절의 수단이 된다. 이후 데카르트 역시 동물을 학대했을 때의 동물의 신음은 단순히 외부 자극에 의한 "반응"일 뿐 동물은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인간중심주의적 사고에서 나아가 인간을 기계처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를 가두는 굴레에서 벗어나 자연을 "느껴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자연주의자들 및 시민단체에서 인간의 자연 훼손을 지탄하고 회복하고자 노력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연 파괴 등으로 에덴 동산에서 우리를 쫓아내는 것이 자기 징벌이라고 생각해 인간과 자연의 분리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생각 자체가 함정이자 이분법적 사고로 우리는 자연에서 벗어날 수 없고 오히려 연결됨을 유지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상호의존"의 상태로 회귀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왔다.
우리는 자연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동물의 의인화 역시 사실은 우리의 모든 모습이 동물을 닮은 것이다. 자연작가이자 동식물 연구가인 존 버로스의 말대로 "생명에게 도전이란 껍데기를 깨고 나오려는 병아리, 꽃을 피우려는 꽃봉오리, 땅을 뚫고 뻗어 나오려 애쓰는 뿌리의 투쟁일 뿐이다. 싸움이나 증오가 아니다."
우리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을 닮아야 한다. 자연에서는 자웅동체의 식물들과 환경에 따라 성별을 바꿀 수 있는 어패류들도 존재한다. 생물학적으로 완벽하다시피 인정되고 있는 성별조차 자연에선 이분법적 잣대에 불과한 것이다. 케임브리지 심리학자 존 티스테일에 따르면 절대주의적,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더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그리고 후성유전학 연구에서는 육체적 특징과 극심한 트라우마도 유전체로 전해져 새로운 세대에 특정한 습성이나 질병으로 다시 나타난다.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낮은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가 자손들에게도 전해져 그 후대는 스트레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우리가 경험한 행복과 긍정성을 후손에게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분리된 조각들 너머 광대한 관계의 바다를 볼 수 있을 때가 되면 우리가 우주의 빛나는 파편들로 만들어졌다는 오랜 격언은 시에서 비로소 현실로 다가가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삶의 모든 부분은 우리가 살고 싶어 하는 세상에 던지는 찬성표와 같다(Frances moore Lappe)는 말처럼 개인이 살아가는 삶은 결국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선택들과 공감들이 모여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후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단순히 자연과 함께 하는 삶에 대한 고찰뿐 아니라 사회 안에서 인간이 견지해야 할 Rightness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재밌게 잘 읽었다. 자연에서 얻는 교훈을 다시금 생각해보았으며 자연에서 산책하는 것 같은 평화로움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작가 역시 굉장히 긍정적이고 관용적이다. 명상이 필요할 때 느긋하게 읽으면 좋을 책, 게리 퍼거슨의 "자연처럼 살아간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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