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영어회화 한 달 후기ㅣ결국 피드백과 노오력이 관건

 

 

학원 상담을 받고 나서 8회를 먼저 등록해서 일대일 영어회화를 시작했다.

3개월을 한 번에 결제하면 할인해준다고 했는데 학원에서 오히려 한 달은 먼저 해보라고 말려서 한 달만 결제했었는데, 결과론적으로는 잘 된 거 같다.

 

일단, 한 달 이후 일대일 영어회화 연장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학원으로 옮기려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빈약한 피드백

보통 비싼 돈 주고 1대1 수업을 하는 이유는 밀접한 피드백을 원하기 때문이다. 내가 틀린 걸 고쳐주고, 나의 언어 습관을 바로잡아주기를 원하기 때문에 여러 명이 듣는 학원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근데 내가 다닌 곳은 피드백이 없었다. 수업 진행 중에만 틀린 문장을 correcting 해주고 수업 이후의 리포트나 녹음본 등을 통한 피드백은 전무했다. 가격이 저렴해서 그런가? 싶다가도 다른 학원과의 가격 차이는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냥 개인/학원의 차이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 이후에도 새로 배운 문장이나 고쳐진 문장 같은 게 기억에 남지 않고, 따라서 8회의 수업에도 불구하고 딱히 실력 향상이나 뭔가를 배웠다는 느낌이 없다. 그냥 발화했다~ 정도?

보통 일대일 회화학원은 매수업마다 report를 제공한다. 그 수업의 주제, 배운 점, 틀린 문장의 교정을 포함하여 한 장 이상의 리포트를 이메일, 카카오톡 등을 통해 제공하고 심지어 그런 교정을 실시간으로 창을 띄워놓고 하는 학원들도 많다. 파고다원의 경우에는 녹음본도 제공하며, 꼭 비싼 가격이 아니더라도 피드백 리포트는 제공해주는 곳이 많으니 등록 전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

 

 

 

2. 교재의 부재

 

이건 사실.. 학원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내가 일대일 수업을 처음 들어봐서 겪은 실수인데... 나는 수업의 메인 교재가 없었다.

회화는 결국 step by step으로 향상해야 하는데 교재가 없다 보니 좀 두서없이 말하게 되었다. 그래서 수업의 연속성이 없고... 만약 책 한 권을 갖고 학습을 꾸준히 했었더라면 해당 주제에 대한 단어나 주로 쓰는 표현을 알 수라도 있었을 텐데 그런 게 없어 아쉬웠다. 아무리 교재 내용이 좀 쉽게 느껴지더라도 전반적인 수업의 방향성을 잡아주기 위한 수업 자료는 꼭 있어야 한다.

 

 

3. 프리토킹의 맹점

 

위의 내용과도 연결되는데, 중상 이상의 레벨에서는 주로 프리토킹을 한다. 근데 그러다 보니,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미리 준비할 수도 없고, 그래서 결국 자주 쓰는 단어와 문장 구조만 반복한다.

수업 후에도 남는 게 없다. 만약 내가 이 수업 시간을 녹음해서 그걸 다시 듣고 자체 피드백을 한다면 발전이야 있었겠지만, 교재나 특정 주제 없이 freetalking으로만 이루어지는 수업은 가치가 높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4. 빈약한 의지

 

사실, 만약 내가 엄청난 열정을 갖고 예복습을 철저히 했다면 수업 시간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다. 어떻게든 뭔가를 배우긴 했겠지. 하지만 퇴근 후에 가야 하는 직장인의 특성상, 퇴근 후 엄청난 에너지로 수업에 집중할 수도 없고, 집에 가서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기도 힘들다. 근데 또 수업이 별로고 피드백이 없으니 복습할 만한 것도 없고, 예습할 교재도 없고, 수업이 별로니 열심히 준비하고 싶지도 않고.. 악순환이다.

 

결국 오픽, 외국계 이직 준비 등 명확한 목표나 실천의지가 없으면 지속하기 어려운 것이 일대일 수업인 것 같다. 가격 대비 가치가 없다고 느끼니 아쉽기만 하다.

 

 

 

 

       

따라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이라면 결국 체계가 확실히 잡혀있는 일대일 수업을 등록해야 한다. 숙제가 명확히 존재하고(한 수업당 n 페이지 공부, n 문장 만들기 등 minor한 수준일지라도), 매수업마다 나가는 진도가 일정하며,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피드백 제공이 가능할 때, 비로소 일대일 수업의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