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성 하면 역시 유명한 국사 선생님이다. 나도 학생 때나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할 때 꼭 다회독하며 들었던 인터넷 강사였는데, 요즘 설민석과는 다른 결로 방송에도 많이 나오며 꾸준한 코어팬이 있는 선생님이다.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마다 느꼈던 건 학생과 역사에 진심이다!라는 생각이라 나 역시 최태성 선생님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책을 발견했을 때 한 번 읽어볼까~ 자연스레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선생님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에세이로 삶을 살아가며 느끼는 여러 1. 교훈들을 2.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에 빗대어 설명한다는 점에서 인상 깊다.
이런 류의 책들은 사실 많다. 가까이는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 문유석 판사의 「쾌락 독서」처럼 교훈이나 소재에 따른 책을 추천해주거나, 멀게는 사피 바칼의 「룬샷」, 올리비 에시보니의 「선택 설계자들」처럼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카테고리별로 구분해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사실 대부분의 에세이가 유사하기는 하지만 책 역사의 쓸모는 특히 청소년들이 보면 딱 교훈이 와닿을 거 같다. 솔직히 청춘의 독서나 쾌락 독서는 대학생이 읽어도 조금 어려울 수 있는데, 역사의 쓸모는 딱 고등학생/대학생이 읽기에 좋다.
또한 다른 책들과 달리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국사 선생님답다. 사실 우리는 외국의 위인을 더 많이 접한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등등... 그러나 인생의 방향성을 되짚어 줄 수 있는 위인은 우리나라에도 충분하며 현재의 역사를 만들어준 분들이라는 점에서 더 뜻깊다.
대부분의 내용이 따뜻하고 인상 깊지만, 그중 "개인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는 개개인의 선택의 중요성을 간과한다. 큰 선택이든 작은 선택이든 역사의 한 순간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우리의 선택의 결과를 생각해야 한다.
사사오입 개헌이란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한 첫 번째 개헌(3선 제한, 재선까지만 가능) 이후 그 헌법을 만든 대통령은 해당 조항에 적용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개헌을 더 하려 했는데 이때 1표 차이로 부결됐던 사건이다. 그러나 한 대학교수가 정족수는 136명이 아니라 사사오입(반올림)으로 135.3333이니 135명이어도 찬성이라 통과된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은 3선까지 하고 이후에도 몇몇 대통령들은 개헌을 거듭하며 독재에 이르기까지 한다. 미국 초대 대통령인 루스벨트가 재임까지만 하고 떠난 뒤로 미국의 역대 대통령은 모두 재선까지만 한 것과 비교되는 개인의 결정인 것이다.
이런 국가의 원수의 선택만이 아니라, 고구려 통일 시기 신라의 쇠뇌 장인인 구진천이라는 사람도 소개한다. 쇠뇌란 화살을 꽂으면 인간이 활시위를 당긴 것보다 더 멀리 보낼 수 있는 무기이다. 이에 당나라는 구진천을 요구하고 신라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당나라로 보낸다. 그러나 구진천은 나무가 신라 나무가 아니라 그 성능이 안 나온다... 신라 나무여도 바다를 건너오는 동안 습기를 너무 많이 머금어 좋은 무기를 못 만든다.. 등등 여러 핑계를 대가며 끝내 쇠뇌를 완성하지 않았다. 쇠뇌를 만들어 당나라에서 호사를 누릴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은 이유는, 그 쇠뇌가 결국 신라인들을 향할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책을 읽으며 과연 나는 지금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 눈앞에 있는 선택은 단순히 내 미래나 개인적인 일이지만, 동시에 내가 영향을 미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나비효과가 생길 테니.
이외에도 동사의 꿈을 꿔라, 신라의 황룡사 9층 목탑을 통한 비전의 공유, 원 간섭기 원종의 세조구제 정책은 원나라에 비굴하게 항복한 것이 아니라 협상을 통해 속국이 아닌 고려의 정체성을 지켜낸 것이라는 점 등 한 챕터마다 눈을 끄는 대목들이 많았다.
나는 글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시선을 좋아한다. 소재에 대한 진실된 감정을 느끼면 나 역시 감화되어 몰입하게 된다. 이전의 「민담형 인간」이 그랬고, 이 「역사의 쓸모」도 마찬가지다. 최태성 선생님의 인생을 다 돌아보고, 그 밑그림을 볼 수 있는. 나 역시 그 열정에 감화되어 감동하게 되는 책, '역사의 쓸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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