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작고 똑똑한 심리책-야나 니키틴, 마리 헤테케ㅣ일상적 행동의 심리학

whateverilike 2022. 8. 1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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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심리학자 18인이 소개하는 100가지 심리 함정이 담겨 있다.



개인의 사고방식과 목표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한다.




인간 심리와 행동 양상에 대한 경향성을 설명해주는 짧은 챕터 100개로 구성되어 있다. 한 챕터가 2~3분 정도의 분량으로 굉장히 짧기 때문에 금세 후루룩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진실과 고정관념이 조금이나마 올바르게 해석되기는 바란'다고 했다.




대부분의 내용은 우리가 평소에도 진짜 이럴까? 왜 이럴까?라고 한 번쯤은 생각했을만한 일상적인 주제들이다. 왜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게 되는지, 중요하다고 간주되는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건 무엇인지, 왜 빨간색이 강렬하고 매력적인지 등등... 약간 도시괴담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 같은 유튜브 진용진의 전문가 버전이랄까...


그중 인상적인 몇 가지만 소개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노인과 바다

생각보다 연령에 따른 행동 양상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 흥미롭다. 아마 노인/청년 연구하시는 교수가 관련 챕터 여러 개를 작성하신 거 같은데, 성격은 평생 간다? 나이가 들수록 지혜로워진다? 노인이 타인에게 더 관대하다? 는 속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신경증적 성향을 제외하면 그 차이는 기실 성격적 특성이 아닌 연령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개개인의 성격이 그 사람이 느끼는 정서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하다. 특히 노년기에 겪는 부정적인 감정은 성격적 특성과는 관련이 거의 없었다.

나이가 들수록 침착해진다.  심리학자 아네테 브로즈, 수잔 샤이브, 플로리안 슈미테크 연구에 따르면 정서적 안정의 차이는 일정 부분 두 연령대의 생활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그냥 부정적 감정을 유발한 일에 덜 직면하는 것. 연령대마다 마주하게 되는 문제는 결국 그때그때 '가치 체계를 농축하거나 구체화하는' 문제에 가깝다.

게임을 통해 얻은 돈을 타인에게 기부하려는 의사와 금액을 물어봤을 때 청년층보다 노년층이 더 기부활동을 많이 했다. 그러나, 장기적 시점에서 청년들은 눈에 띄는 특징이 없이 평범했지만 노인들의 경우 장기적 시점이 되자 기부 활동이 감소했다.

노년층은 갈등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한다. 또한 청년층과 중년층은 갈등이 생길 경우 적극적으로 맞서느냐 회피하느냐와 상관없이 무조건 기분이 바닥으로 곤두박이칠 쳤지만, 노년층은 분쟁을 피할 방법을 찾으면 그것으로 기분 나쁜 감정을 해소해버렸다. 노인들은 안 좋은 기분을 그날 저녁까지 이어가는 일이 확연히 적었다.

청년층은 앞으로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며 5년 뒤의 삶의 만족도를 다소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노년층은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이 주로 부정적이었고, 삶의 만족도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사 결과 중년층의 미래 예측이 실제 5년 뒤의 삶의 만족도와 가장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부정적 감정을 체험하려는 것은 '긍정적이고 향락적인 감정을 피하려는 동기 contrahedonic motivation' 때문이다. 노년층은 긍정적인 감정 상태, 청소년과 청년층은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유도하는 데 적극적이다. 청년층은 감정의 경계선을 설정하고 정서적 독립을 달성하며 그것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하려 했다. 부정적 감정이 기분을 그리 좋지 않게 만드는 건 사실이지만 확실히 정서적 단련에는 도움이 된다.

☞ 결국 노인에 대한 속설/이미지는 노인의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상 생기는 성격이지 기질적인 측면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인과 바다」의 늙은 어부 산티아고는 정말 대단하다...! 나이가 많고, 어부라는 직업 특성상 장기적인 비전을 꿈꾸기 어려운데 '청새치'라는 이상향을 기어코 성취해내는 강인함!

나는 청년층이기 때문에 내가 지금 부정적이고, 화가 많고, 이런 것들이 단순히 그럴 나이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야겠다..ㅎㅎㅎ

젊은 세대가 늘 불행하고 피곤하고 부정적인 것은 요즘애들이라 그런 게 아니라 그 life stage에는 다 그렇다! 자책할 필요 없다.



기본은 할 것

좀 슬펐던 것은 어떤 것이든 기본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슨 이야기냐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에게 나는 아름다운 사람이야!라고 self affirmation을 하라고 하면 오히려 기분이 더 나빠진다고 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기분이 좀 나아지나 미미하다. 즉 자신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 메시지에는 오히려 격렬하게 부정하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다소 자기 확신이 부족하다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적당히' 긍정적인 메시지를 고수해야 한다.

나는 관대한 사람이야 (X)
난 멋진 선물을 고를 줄 아는 사람이야 (O)


또한 일반적으로 값비싼 물건을 사는 것보다 경험에 돈을 쓰는 게 더 행복도가 높은데 이는 경험이란 나 자신의 일부로 고유한 정체성을 형성하며, 추억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타인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효과 역시 저소득층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저소득층의 경우 값비싼 물건인 경험이나 행복도가 무차별했다. 기본적인 물질적 풍요가  충족되어야 그 이후의 소비에 대한 차별성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에게 칭찬을 할 때도 스스로 자신감이 높은 아이는 과도한 칭찬을 받는 것과 관계없이 다음 과제에서 도전적인 과제를 골랐다. 그러나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이 과도한 칭찬을 받았을 경우에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쉬운 과제를 택한다.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칭찬을 아예 받지 않거나 적당한 칭찬을 받았을 때 난이도가 높은 과제를 고른다.


이런 사례들을 봤을 때 어떤 상황이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다. 따라서 주변 친구가 자녀들을 북돋아줄 때는 그들의 상황에 맞게 '적당한' 수준의 격려와 칭찬만 하자. 만약 나 자신이 칭찬을 받을 때 주눅이 든다면, 내 자존감 수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자.




이외에도 몇 가지 흥미로운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여성이 남성보다 잔인한 책에 매료되는 이유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폭력 범죄의 희생자가 되는 것에 더 큰 공포를 느끼기 때문이다. 탈출 방법이 묘사된 책(71%), 살인자의 심리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책(65%), 범죄 희생양이 여자인 책(59%)일수록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아 위험한 상황이 닥쳤을 때 올바르게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얻기 위해 실제 끔찍한 살인사건이 묘사된 책을 읽는 것이다.
  • 굳이 부정적 감정을 체험하려는 것은 '긍정적이고 향락적인 감정을 피하려는 동기 contrahedonic motivation' 때문이다.
  • 공간적 또는 시간적 거리가 벌어질수록 아이디어는 확장된다. 가깝고 구체적인 것에 집중하면 그만큼 시야가 좁아진다.
  • 남성이, 여성이, 동양인이 얼마나 수건을 재사용했는지보다 해당 객실의 투숙객이 대부분 수건을 재사용했다는 안내가 호텔에서의 수건 재사용이라는 동기부여에 제일 도움이 된다. 따라서 환경보호를 위한 특정 행동을 촉구할 땐 비교집단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표시할수록 사회 규범화되고 효과적이다.








모든 주제마다 구체적인 연구자와 실험 결과를 소개해줘서 좋았다. 위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일상생활의 궁금증과 행동 양상들을 흥미롭게 설명해놓았기 때문에 책갈피처럼 나중에 참고하기 좋을 자료다.



만약 나는 지금 왜 이럴까? 자책하며 자기 자신 혹은 타인의 행동 동기가 궁금할 때 지침 삼아 읽으면 좋은 책, 작고 똑똑한 심리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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