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 상재하는 대화 속에서 말투 때문에 갈등을 겪거나 고민을 해본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이에 연예인들의 예를 들어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서술하는 책이다. 이전의 「한 시간 안에 끝내는 대화의 기술-리샹룽」이라는 책보다는 조금 더 가볍다. 예시도 비즈니스적인 예보다는 연예인의 인터뷰나 예능에서의 예를 주로 들어 일상 대화에 가깝다.
인상 깊었던 내용은 크게 세 가지인데, 1. 칭찬하는 법, 2. 비폭력 대화 3. 성찰적 사고이다.
타인과의 적절한 대화법을 먼저 배우고 그 후는 자기 내면과 대화하는 법 순서로 진행된다.
칭찬은 질문의 본질에 대한 재정의부터 시작한다.
작가에 따르면 질문은 침범이다. 상대의 마음을 열고 내면을 공유해지기를 청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중하고 조심스럽게 질문해야 하는데, 이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질문을 통한 칭찬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상대방에게 “연기를 굉장히 잘하시네요!”라는 것보다는 “지금까지 연기로 들어봤던 칭찬 중 가장 기분 좋았던 것은?”이라는 질문을 통해 상대를 칭찬함과 동시에 상대방이 그 칭찬을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작가는 책을 시작할 때 긴장과 집중력은 매혹적인 대화를 위한 필수 스킬인데, 특히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뽐내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그를 잘 참고 상대방이 말을 하게끔 유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칭찬 역시 이런 인간의 본성을 유도해 인터뷰이의 발언을 이끌어 내는 것인데, 인터뷰이도 마찬가지로 겸손을 지키려는 긴장감과 집중력을 견지한다. 이때 스스로 칭찬을 내뱉을 판을 마련해 물꼬를 트고 인터뷰이의 경계를 완화할 수 있다.
칭찬을 인간의 자랑하고자 하는 본능과 그를 가로막는 규범 사이의 경계를 풀어내는 데 사용하고, 질문을 상대방에 대한 침범이라고 정의해 올바른 질문과 칭찬 방법을 적절하게 섞어 인상 깊은 대목이었다.
이후 칭찬을 넘어 더 포괄적으로 비폭력 대화법으로 넘어간다.
비폭력 대화는 많은 대화서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모든 갈등은 폭력적인 대화에서 촉발되기 때문에 상대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고 나의 내면도 상처 내지 않는 중용적인 비폭력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 시간 안에 끝내는 대화의 기술」에서는 비폭력 대화 조건을 관찰, 느낌, 욕구, 부탁으로 정리했다. 주관을 제거하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관찰하며 평가가 아닌 감정을 담은 느낌의 단어들을 사용하며, 자기 욕망을 구체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과 함께 상대방이 내 부탁을 이해하도록 재확인하는 부탁의 과정을 거치면 상호 존중과 공감이 이루어지는 비폭력 대화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비폭력 대화의 창시자인 미국 심리학자 마셜 로젠버그를 인용하며 상대의 감정을 파악하기 위해 몰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리샹룽이 말한 단계 중 관찰을 강조하는 것인데, 예시로는 제제가 윤여정 배우가 비호감이라는 말은 들은 적이 있다 했을 때 “말도 안 돼!”라는 감정을 대신 표현하는 경우를 말한다. 본인이 비호감이라는 말을 들었던 배우는 물론 과거의 일이고 인터뷰 도중이니 큰 감정을 내비치지는 않았겠지만, 사실 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타인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경험이 있다”라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관찰해 “와 그거 기분 나빴을 거 같다!”라는 본인의 느낌을 이야기해, 윤여정 배우에게 공감하고자 하는 욕망을 단순한 “말도 안 돼!”라는 감탄사로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단순한 맞장구처럼 보이는 대화에도 비폭력 대화를 위해 상대방을 치밀하게 관찰하는 과정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상황마다 하나하나 의식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진정한 대화 스킬을 내재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내면의 성숙을 위한 성찰적 사고의 사이클은 경험→깨달음→개념화→적용의 순서이다.
이 성찰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오늘 무엇을 배웠는가. 어떤 실수를 했고 어떤 성과를 얻었으며, 어떤 환상이 생겼는가.
개인적으로 나는 성찰적 사고를 많이 하는 편이다. 하루를 마치며 일기도 쓰고 아침에는 일과 계획을 작성한다. 그러나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해 성찰적 사고의 사이클을 완성하지는 못한다. 책을 읽은 후 생각해 보니 개념화의 단계에서 막힌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이번의 경험에서 무엇을 느꼈는지의 보편적인 교훈과 의미를 발견해 내지 못했던 것이다.
만약 감정적으로 일을 그르친 경험이 있다면 본인의 잘못을 되돌아본 후에 “감정적인 대처는 좋지 못하다, 내가 아직 경험이 부족해 실수를 저질렀다.”라는 교훈과 의미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단순히 “내가 잘못했구나.“라고 돌아보기만 하는 것은 개념화 후의 적용까지 가지 못하고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바보가 되고 만다.
최근 말실수가 잦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 타인과 대화를 하면서 힘이 들 때 읽어보면 좋을만한 책이다. 사실 내용이 특별하지는 않고 유재석이라는 인물의 예시가 너무 뻔한 것 같지만, 평소 개인의 대화 습관을 되돌아보고 개선하는 계기가 되는 책, 말투가 고민이라면 유재석처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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