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읽는 힐링도서.
각자 마음의 상처가 무엇인지 되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다시 부상한 위로형 힐링도서
우리나라는 도서 트렌드도 굉장히 빠르게 변한다.
도서의 장르에 대한 트렌드도 빨리 변하지만 그 장르 안에서 주된 교훈의 트렌드도 굉장히 빠르다.
예를 들면,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등의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힐링도서가 유행하다가 「불편한 편의점」, 「리틀포레스트」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내용의 힐링도서들이 유행했었다.
그러다 요즘은 다시, 번아웃/인간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에 대한 위로의 책들이 등장하는 것 같다.
그의 전형인, '나로서 충분히 괜찮은 사람'.
타인과 비교 vs 나 자신의 기준
책은 내가 '지친 이유'에 대해 고심한다.
과거 자신의 행동을 반추하고 반성하며 작가가 사회생활을 하며 겪은 여러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깨달음을 전달한다.
책에서 우리가 지치는 이유는 '타인의 기준'에 맞추기 때문이라고 정리한다.
그래서 책 제목의 '나로서 괜찮은 사람'도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주제를 전달한다.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하자면, 바로 "평범"에 대한 내용이다.
"평범이란 말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이미 각자의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중략) 나는 이미 충분히 특별하고 또 충분히 평범하다"
요즘 소위 말하는 '갓생살기'가 바로 평범의 기준이 되어 버렸는데,
사실 우리나라는 그 평범의 기준 자체가 굉장히 높다.
대학입시율, 대기업 취업을 위한 취업포기 등을 보면 '남들이 다 하는 만큼은 해야지!'라는 강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나 역시 내 기준이 굉장히 높은 편이었다.
여러 대외활동이나 자기계발을 하면서도 늘 '더 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야', '더 열심히 사는 사람도 있어' 등의 끊임없는 비교가 나를 더 채찍질하게 했다.
그러나 우리 각자가 살고 있는 이 삶 자체가,
그 어느 기준과도 비교하지 않고, 타인과 별개로 독립되어 살아가는 그 삶 자체가 개인의 '평범'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범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말 그대로, 나로서 괜찮기 때문이다.
위로형 힐링도서의 효용
나는 사실, 힐링도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 효용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보통 힐링도서는 무너진 멘탈의 회복에 도움이 되거나, 고단한 현실에 위로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 어느 힐링도서에도 충분한 위로를 받아본 적이 없다.
개인이 처한 현실은 각자 다르고, 자신의 경험에만 빗대어 위로를 건네는 힐링도서들이 종종 훈수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힐링도서를 읽으며 따뜻한 위로를 전달받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게 개인적인 문체의 선호도와 고통에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책의 문체가 나와 잘 맞는다면, 그리고 내가 고통을 받는 현실을 정확하게 명중한다면 나와 동일한 경험과 고통을 받은 사람이 있었고, 그걸 극복한 사람이 있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 큰 위로가 될 것이다.
힐링도서에 손이 간다는 것 자체가 내가 지쳐있다는 것이고,
왜 힘든지 되돌아보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힐링도서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일정 부분 감정회복에 기여하는 거 아닐까.
여하튼 크게 추천하지는 않는 책인데, 가볍게 읽어봄직하다.
개인의 스트레스 뿐 아니라 시절인연, 기다리지 않아도 찾아오는 행복 등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으니,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읽어볼 만한 책 '김재식의 나로서 괜찮은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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