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요약, 후기

whateverilike 2024. 4.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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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거짓말, 유토피아에서

이야기, 스토리, 네레티브까지.

모두 이야기가 구성하고 있다.

 
 

 

 

이야기란 무엇인가
인간의 서사적 자아, 이야기/스토리/내러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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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이야기, 서사적 스토리에 집중하는가.

 

이야기, 스토리, 내러티브는 각각 구분된다.

스토리는 이야기되는 내용, 이야기는 이것이 어떻게, 어떤 수단과 동기로 행해지는지, 내러티브는 왜 그리고 무엇을 위해 이야기가 전해지는지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아담과 이브 이야기에서,

나무 열매는 따 먹은 여자 때문에 낙원에서 추방당한 남녀에 대한 스토리의 경우 이야기는 유혹, 죄책감, 추방에 대한 것이지만, 이러한 이야기의 지배적 내러티브는 '여성은 위험하다'인 것이다.

 

 

이야기는 여전히 통용된다.

뉴스에서도 이런 이야기들은 여전히 재생산된다. 이민자를 표시할 때 두건을 쓴 여성의 픽토그램으로 보도하는 독일의 경우, 실제로 독일에 거주하는 무슬림 70%는 두건을 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이미지가 과잉 노출됨으로써 독일의 문화가 두건을 쓴 여성들에 의해 위협받는다는 인식이 생긴다. 마찬가지로 네오나치를 표현하는 군화 이미지 역시 '타민족은 위험하다'는 내러티브를 재확산시키기 위한 스토리의 역할을 아~주 충실히 해내고 있다.

트위터와 SNS 과잉으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소셜미디어의 경우 한 이미지가 주는 서사적 힘은 점점 강력해지고,

우리는 일상은 시각적 서사와 서사적 코드로 이루어져 있음을 명시해야 한다.

 

 

왜 인간은 영웅 서사에 열광하는가

 

모든 국가의 탄생 신화는 영웅 신화이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해리포터, 헝거 게임, 마블과 같이 영웅의 이야기에 세계는열광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모험을 끝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웅이다.
인간 존재로서 우리는 개인으로서 자신을 발전시키고
사회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다수의 투쟁에 가담한다.
그 외에도 우리는 지혜를 동경한다.
즉 우리는 우주와 그 안에서 우리 역할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한다.

 

신화학자 에바 투리, 마가렉 드비니

 

 

결국 인간이 영웅 이야기를 좋아하는 건, 그것이 우리 삶의 인식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굉장히 많은 갈등과 고난을 겪는데, 그 고통을 이겨내 성공을 이룩해내는 영웅의 모습이 우리 인생의 또다른 해답처럼 느껴진다. 주인공들은 모두 무언가를 위해 싸우고, 불확실한 모험을 찾아 나선다. 결국 자기 자신을 찾는 모험을 언제든 떠난다. 그렇기 때문에 영웅의 '주인공(protagonist)'이 되는 것이다.

 

김영하 작가의 「작별 인사」에서 인간과 휴머노이드 로봇을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이야기'다.

이야기가 끝나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안다. 하지만 로봇은 그 끝과, 이야기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서사를 끊임없이 생각한다. 우리의 삶, 신화, 정치는 전부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되고, 구전된다.

 
 
작별인사
김영하가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 9 년 만에 내놓는 장편소설 『작별인사』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별안간 삶이 송두리째 뒤흔들린 한 소년의 여정을 좇는다. 유명한 IT 기업의 연구원인 아버지와 쾌적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던 철이는 어느날 갑자기 수용소로 끌려가 난생처음 날것의 감정으로 가득한 혼돈의 세계에 맞닥뜨리게 되면서 정신적, 신체적 위기에 직면한다. 동시에 자신처럼 사회에서 배제된 자들을 만나 처음으로 생생한 소속감을 느끼고 따뜻한 우정도 싹틔운다. 철이는 그들과 함께 수용소를 탈출하여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떠나지만 그 여정에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이 기다리고 있다. 『작별인사』의 탄생과 변신, 그리고 기원 『작별인사』는 김영하가 2019년 한 신생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으로부터 회원들에게 제공할 짧은 장편소설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고 집필한 소설이다. 회원들에게만 제공하는 소설이라는 점은 『살인자의 기억법』 발표 이후 6년이나 장편을 발표하지 못했던 작가의 무거운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다. 작업은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 2020년 2월, 『작별인사』가 해당 서비스의 구독 회원들에게 배송되었다. 분량은 200자 원고지 420매 가량이었다. 원래 작가는 『작별인사』를 조금 고친 다음, 바로 일반 독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정식 출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2020년 3월이 되자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이 시작되었다. 뉴욕의 텅 빈 거리에는 시체를 실은 냉동트럭들만 음산한 기운을 풍기며 서 있었고, 파리, 런던, 밀라노의 거리에선 인적이 끊겼다. 작가들이 오랫동안 경고하던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갑자기 도래한 것 같았다. 책상 앞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썼던 경장편 원고를 고쳐나가던 작가에게 몇 달 전에 쓴 원고가 문득 낯설게 느껴진 순간이 왔다. 작가는 고쳐쓰기를 반복했고, 원고는 점점 2월에 발표된 것과는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여름이면 끝날 줄 알았던 팬데믹은 겨울이 되면서 더욱 기승을 부렸고, 백신이 나와도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지 2년이 지나서야 작가는 『작별인사』의 개작을 마쳤다. 420매 분량이던 원고는 약 800매로 늘었고, 주제도 완전히 달라졌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가르는 경계는 어디인가’를 묻던 소설은 ‘삶이란 과연 계속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세상에 만연한 고통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어쩔 수 없이 태어났다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로 바뀌었다. 팬데믹이 개작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고, 원래 『작별인사』의 구상에 담긴 어떤 맹아가 오랜 개작을 거치며 발아했는지도 모른다. 그것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마치 제목이 어떤 마력이 있어서 나로 하여금 자기에게 어울리는 이야기로 다시 쓰도록 한 것 같은 느낌이다. 탈고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원고를 다시 읽어보았다. 이제야 비로소 애초에 내가 쓰려고 했던 어떤 것이 제대로, 남김 없이 다 흘러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_’작가의 말’에서 전면적인 수정을 통해 2022년의 『작별인사』는 2020년의 『작별인사』를 마치 시놉시스나 초고처럼 보이게 할 정도로 확연하게 달라졌다. 그리고 김영하의 이전 문학 세계와의 연결점들이 분명해졌다. 제목을 『작별인사』라고 정한 것은 거의 마지막 순간에서였다. 정하고 보니 그동안 붙여두었던 가제들보다 훨씬 잘 맞는 것 같았다. 재미있는 것은 ‘작별인사’라는 제목을 내가 지금까지 발표한 다른 소설에 붙여 보아도 다 어울린다는 것이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검은 꽃』, 『빛의 제국』, 심지어 『살인자의 기억법』이어도 다 그럴 듯 했을 것이다. _’작가의 말’에서
저자
김영하
출판
복복서가
출판일
2022.05.02

 

왜 우리는 이야기를 좋아하는가.

인간의 서사적 본능. 사회 안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해 투쟁하는 인간. 따라서 내러티브는 소통적인 거울 시스템의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다. 가상 거울 안에서 우리는 정체성과 행동, 의지에 대한 구상을 떠올리고 시험해 보고 연습하고 다시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어떻게 정치적으로 이용되는가
한 단어 내러티브, 딥 스토리

이런 이야기는 인간의 본능을 자극해 정치권력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사람이 버네이즈인데, 그는 최고의 로비스트로 여성의 평등권을 근거로 여성에게 담배 판매량을 증가시켰던 사람이다.

오바마는 오바마 케어, 즉 미국의 국민 건강 보험을 주장할 때 가성비가 있고 지불할 만하다(affordable)는 '한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기본권이 아닌 소비재로서 국민 건강 보험을 탈바꿈시키는 패착을 저질렀다.

 

또한 미국의 딥 스토리(사회에서 공유되는 이야기)는 바로 성공주의 신화이다. 최초 청교도가 영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주했을 당시 그들은 영국에서보다 미국에서 더 '나은 희망'을 갖고 정착했을 것이다. 이런 성공주의 신화는 아메리칸 드림으로 표방돼 미국을 대표하는 딥 스토리가 되었다.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가 미국에서 유독 시작되는 이유도 그 '환상'을 원하는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딥 스토리의 일환일 것이다.

 
 

인간의 서사적 본능이 권력에 의해 어떻게 이용되는지 우리는 늘 경계해야 한다.

 

 


 

무려 5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스토리 101 같은 전공 서적의 책,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이야기의 구조, 원형부터 시작하지만 뒤로 갈수록 언어학, 역사, 정치까지 다루기 때문에 인간의 서사적 본능에 대해 집대성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소재에 애정을 가진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

이 책이 그런데, 각주가 굉장히 자세하고 이야기와 내러티브를 다루는 작가의 태도가 진중하고 애정이 깃들어있다.

비전문가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블, 해리포터, 헝거게임까지 동원해 그 설명을 부가적으로 추가하는 작가의 노력에 감화해 나도 열심히 읽게 된 책이다.

 

'이야기'나 '소설'에 대한 입문서로 추천하는,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였다.

 

 

[원더박스]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 신화·거짓말·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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