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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437

고백-미나토 가나에

내 딸을 죽인 사람이 우리 반에 있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소설의 구절이 아닐까 싶다. 중학교 교사가 교사 생활을 접는 마지막 고별식에서 하는 말치고는 매우 충격적이다. 사실 이 소설의 앞부분의 줄거리는 알고 있었다. 교사가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 범인의 우유에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 아버지의 혈액을 섞었다는 것. 그래서 나는 첫 번째 챕터에서 교사의 고백으로 이 모든 줄거리가 끝났을 때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아니, 벌써 이렇게 다 끝나면 어떡하지? 근데 진정 흥미로웠던 것은 그후의 이야기였다. 담임의 고백이 교실과 학생들에게 미치는 파급력, 죄책감에 대한 속죄 등 각 챕터별로 서술자를 달리해가며 이야기를 다각도에서 전개해간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단원에 도달했을 때, 나는..

# 독서 2021.12.13

나를 웃게 하는 것들만 곁에 두고 싶다&이제는 오해하면 그대로 둔다

책을 두 권을 동시에 봤다. 비슷한 내용인 거 같아서 같이 읽다 보니 끝까지 그렇게 읽게 됐다. 나를 웃게 하는 것들만 곁에 두고 싶다-마담롤리나 이제는 오해하면 그대로 둔다-김다슬 두 책 다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을 하며 내면을 다지고 외부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태도를 지향하는 에세이다.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인간관계에 지치다 보면 위로가 필요해 눈에 띄는 제목들. 다만 두 책은 힘든 외부 일을 극복하는 태도가 차이가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나를 웃게 하는 것들만~"은 내면에, "이제는 오해하면"은 외부 인간관계에 더 초점을 맞추었고, "나를 웃게 하는 것들만~"이 순한 맛이라면 "이제는 오해하면"은 마라맛이다. "나를 웃게 하는 것들만~"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토닥토닥 위로해 주는 느낌이라면, "이..

# 독서 2021.12.11

소문-오기와라 히로시

WOM과 도시괴담, 그리고 살인사건을 절묘하게 섞은 서스펜서 추리 소설. 홍보문구의 “마지막 네 글자의 충격”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소설이었다. 앉은 자리에서 몰입해서 다 읽은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이었다. 첫 번째 반전까지는 재미있게 읽는 수준이었는데 마지막 반전은 알자마자 소설을 전반적으로 다시 보며 어디서 복선이 나왔는지 찾아볼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아래 내용은 스포왕스포가 들어있으니 주의 바란다. 소설은 뮈리엘이라는 향수를 뿌려야만 발목을 잘라가는 살인마인 레인맨으로부터 살해당하지 않는다는 소문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이 소문은 사실 국내에 뮈리엘이라는 향수를 홍보하기 위한 WOM(word of mouth) 기법으로 신생 광고 회사이지만 능력 있는 쓰에무라 대표로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컴사이트라는 ..

# 독서 2021.11.29

2022년 다이어리 구매

벌써 연말이다. 나는 주로 매년 11월에 다이어리를 새로 사는데, 새해의 첫 달보다는 연말을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동기부여가 되는 달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다이어리는 전년도 11월부터 있는 경우가 대다수라서 리프레시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다이어리를 구매한다. 올해는 좀 슬럼프로 느긋하게 지내다가 11월 중순이 되니까 다시금 의지가 조금씩 차오르는 것 같아 꺼지기 전에 다이어리를 부랴부랴 구매했다. 내게 다이어리를 사기 위해 고민하고 서치하는 것은 내년의 삶의 방식과 태도에 대해 고심하는 시간이다. 내 다이어리는 하루의 경험과 감상을 담은 일기를 쓰기보다는 스케줄러에 한없이 가깝기는 하지만 한 해의 목표는 무엇인지, 반기, 분기별로 어떤 일정을 목표로 살아갈 것인지, 오늘 뭐 했는지 등 하루..

카테고리 없음 2021.11.28

요리코를 위해-노리즈키 린타로

딱 일본스러운 소설. 등장인물의 관계나 묘사 및 반전 등은 딱 일본 소설이나 일본 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정형화된 패턴들이다. 베스트셀러라 읽었는데 왜 내가 그동안 일본 소설을 읽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 책. 하지만 소설은 쉽게 술술 읽히고 결말까지의 과정은 자연스럽기 때문에 평소 일본 소설을 잘 읽은 사람에게는 흥미진진하게 읽을 만하다. 소설은 크게 세 줄기로 구분된다. 1. 요리코의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경찰을 믿지 않은 채로 스스로 정황증거를 수집하고, 용의자를 좁혀가 용의자를 죽이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일기 2. 자살을 한 아버지의 일기를 읽고 사건을 재수사하게 되는 과정 3.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 1.에서 요리코의 아버지는 딸이 살해당하고 당시 뱃속에는..

# 독서 2021.11.21

말투가 고민이라면 유재석처럼-정재영

일상생활에 상재하는 대화 속에서 말투 때문에 갈등을 겪거나 고민을 해본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이에 연예인들의 예를 들어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서술하는 책이다. 이전의 「한 시간 안에 끝내는 대화의 기술-리샹룽」이라는 책보다는 조금 더 가볍다. 예시도 비즈니스적인 예보다는 연예인의 인터뷰나 예능에서의 예를 주로 들어 일상 대화에 가깝다. 인상 깊었던 내용은 크게 세 가지인데, 1. 칭찬하는 법, 2. 비폭력 대화 3. 성찰적 사고이다. 타인과의 적절한 대화법을 먼저 배우고 그 후는 자기 내면과 대화하는 법 순서로 진행된다. 칭찬은 질문의 본질에 대한 재정의부터 시작한다. 작가에 따르면 질문은 침범이다. 상대의 마음을 열고 내면을 공유해지기를 청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중하고 조..

# 독서 2021.11.01

방금 떠나온 세계-김초엽

우리는 정말로 각자 다른 인지적 세계를 살고 있다. 그 다른 세계들이 어떻게 잠시나마 겹칠 수 있을까, 그 세계 사이에 어떻게 접촉면이 생겨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지난 몇 년간 소설을 쓰며 내가 고심해온 주제였다. 김초엽 작가는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다. 특유의 로맨틱함을 담은 감성SF는 김초엽 작가의 아이덴티티이자 특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전작에 이어 [방금 떠나온 세계]는 챕터별로 소수자에 대한 단절과 이해를 주제로 한다. 7개의 단편들은 다음과 같은 차례로 이루어져 있다. 최후의 라이오니 마리의 춤 로라 숨그림자 오래된 협약 인지 공간 캐빈 방정식 각 챕터는 소수자를 한 명씩 상정하고 그를 둘러싼 이야기가 진행된다. 두려움이 없는 종족 중 유일하게 죽음을 직면하기 무서워하는 개체, 시각 인..

# 독서 2021.10.31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1~2-송희구

#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인간 군상과 익숙함에서 오는 불쾌함 교보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아재들이 좋아할 것만 같은 제목의 소설이 올라와 있어 본능적으로 선택해 읽었다. 제목에서 보듯이 딱 한국인들 초유의 관심사인 부동산, 취업, 위계질서 등이 모두 담긴 이야기다.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다. 날 잡아 읽으면 2권까지 하루 만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가볍게 읽기 좋다. 이 책은 한 대기업 직원들의 이야기인데, 등장인물의 이름은 전혀 나오지 않고 직급으로 나오며, 그 주변 인물은 아내, 아들, 큰형과 같이 호칭으로 나온다. 이 점이 굉장히 신선했는데, 사실 등장인물의 전형적인 모습을 각 직급과 그 사회적 지위에 맞게 그렸기 때문이다. 굳이 등장인물의 이름을 알지 못하더라도 직..

# 독서 2021.10.23

럭키-김도윤

# 그럼직한 교훈을 “운”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한 자기개발서 내 안의 운을 깨우는 7가지 성공 법칙 : 사람, 관찰, 속도, 루틴, 복기, 긍정, 시도 이런 류의 자기개발서는 사실 대부분 같은 이야기를 한다. 개인의 노력을 전제로 인맥과 운을 넓혀 성공을 극대화하는 것. 다만, 방점에 따라 그 실천방법으로 습관 형성을 강조하거나(미라클모닝-할 엘로드, 습관의 디테일-bj 포그), 조직 운영 및 관리를 강조하거나(룬샷-사비 바칼), 아이디어의 다각화를 위한 창의성 및 연결 파이프라인 극대화를 강조(타이탄의 도구들 -팀 페리스) 한다. 그중 이 책은 타이탄의 도구들에 가까운 개인이 운을 극대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론들을 이야기한다. 순간의 선택이 모여 나의 운이 된다. 선택도 결국 나의 실력과 능력이 반..

# 독서 2021.10.17

1시간 안에 끝내는 대화의 기술-리샹룽

언어는 우리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뿐 아니라 사고를 결정하고 최후에는 문화를 결정한다. - 심리언어학자 사피어-워프 # 갈등 해결의 대화법 사회생활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게 바로 소통의 중요성이다. 사실 대화하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다면 지금까지 하듯이 의례적으로 대화하면 된다. 그러나 말을 하면서 갈등이 생기고 또 갈등을 풀기 위해 대화를 해야 할 때, 대화의 방법론적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특히, 다른 사람과의 협의에서 우위를 점하고 원활한 문제 해결이 필요한 상황에서 더욱 중요성을 느낀다. 이에 이 책은 상황에 따라, 대상에 따라, 독자의 지위에 따라 각각의 사례들을 알려주는 실천서의 느낌이라는 점에서 대화와 소통에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오랜만에 정말 필요에 의해 읽은 책. 원래..

# 독서 202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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